본문 바로가기

칼럼

코로나 19, 단체의 위기를 기회의 디딤돌로 만들어야 한다 (김영기대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세계 보건기구(WHO)의 전염병 경보단계 중 가장 위험한 등급에 해당하는 용어. 최고 경고 등급인 6단계)이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불황이 깊어지고 개인들의 심신이 지쳐간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코로나 블루(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장기화하고 집에 갇혀 지내면서 사회적 고립감이 증대돼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으로 이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올 한 해 예기치 못한 코로나 19 사태로 긴장 상태가 지속되며 1년 계획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고 있다. 1월부터 시작한 코로나 사태가 초기의 장밋빛 예상보다 훨씬 장기화되고 있고 전문가들과 방역 당국의 발표에 의하면 이러한 상황이 올해를 지나 내년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황의 암울함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일상생활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총선 전까지만 하더라도 K방역의 성공으로 문재인 정부와 방역당국에 대한 무한 신뢰와 믿음이 충만하였고 총선 결과도 위기의 순간에 제대로 된 대처 능력을 보낸 집권당인 더불어 민주당이 압승을 할 정도로 국민적 지지와 성원을 받았다. 하지만 8.15를 전후한 시기, 서울의 8.15 집회와 임시 공휴일 지정, 휴식 장려. 관광지 숙박권 배포 등 잠시의 안일함을 틈탄 2차 코로나 확대 사태로 방역 당국과 의료진의 헌신,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시민참여 생활화 등으로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전국적인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보다 훨씬 위험하고 위태로운 생활이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내 주위의 인물들이 나로 인해 코로나 19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긴장감에서 비롯된 스트레스로 심신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혹시 모를 ‘나’를 원인으로 해서 확진자나 격리자가 나와 직장이 폐쇄되는 것은 물론 이웃과 단절되며 가족이 격리되고 일상생활이 멈출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소극적인 단선적 생활이 지속되고 가능하면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며 여타 장소를 방문하거나 식사나 모임도 사람 많은 곳을 피하거나 접근하는 사람을 외면하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타인을 경계하고 사람을 멀리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단체 생활에 있어 치명적이다. 하지만 주변 곳곳의 식당이나 장소에서 코로나 발병 사실이 들려올 때마다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부터 검색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내가 거쳐 갔던 식당이나 만남의 장소에서 코로나가 발생할 때 엄습하는 두려움과 함께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는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최근 지인과의 통화 과정에서 주변 인물이 확진자가 되거나 격리자, 자택 근무자가 심심찮게 나오는 것을 보며 더욱 행동반경이 조심스러워지고 움츠러들며 심신이 피곤해진다. 


  이미 지난 2월부터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개최되는 회의는 모두 불참하게 되었고 마음속으로 수도권 거주자들과 대전, 광주에서 생활하는 분, 자주 타 지역을 방문하는 업무를 보는 분들과는 의식적으로 접촉을 회피하고 혹시 만나더라도 불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어 용건만 확인하고 바로 헤어지게 되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경계 대상임을 말하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게 되었다. 회원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의제와 생활을 공유하며 동질감을 갖고 일상생활의 활력소와 힘을 얻고 성과와 기쁨을 느끼는 것이 단체의 활동인데 거꾸로 스스로 고립상황을 만들며 단절하는 생활 패턴이 서서히 자리 잡아가고 있다. “단체 활동은 사람이 원천이고 원동력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모든 사업과 활동이 회원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원천적으로 회원 만남과 활동이 장애가 되었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단체 활동이 현상 유지에 급급하고 활동력이 저하되며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된다면 대부분의 단체 활동들이 위축될 것이고 우리 단체처럼 회원 회비와 후원금만으로 운영되는 단체는 심각한 재정적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소규모 기업과 자영업, 중소 상인의 몰락 등 서민 경제가 서서히 파탄 나고 있고 여기저기서 폐업을 하는 가게를 자주 접하게 되는 상황에서 단체도 예외일 수 없는 상황으로 점점 몰리고 있다. 이미 주요 사업은 무기한 연기와 축소가 되었다. 20여 년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았던 이틀 주막도 무기한 연기되며 올해는 진행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부분 야외행사와 운영위를 비롯한 내부 회의와 행사도 중단되었다. 아직 온라인 활동은 시작과 실험 단계에 머물고 있다.


  기존 사업 방식과 방법을 변화시키며 위기를 기회로 맞이하기 위한 다양한 고민이 집중되어야 할 때이다. 단체 운영의 핵심은 회원 사업이고 회원들의 자발적 노력에 의해 단체가 운영되는 것이 기본이기에 위기의 돌파도 회원의 힘으로 극복해야 한다. 대규모 후원행사나 모임이 불가능하다면 온오프라인 일대일 회원 만남의 강화로 회원의 힘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힘을 집중해야 한다. 안정적 운영을 위한 회원 배가 운동도 결국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때 실현 가능하고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상근 활동가들은 코로나 19로 인해 본의 아니게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되었기에 장기적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정보공개 사업이나 회원 확대를 위한 일대일 회원 접촉을 늘려 회원의 힘을 끌어 모으는데 주력해야 한다. 취약한 온라인 활동을 강화해서 회원 만남을 대치시키면서 비대면 접촉을 통한 활동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코로나 19 사태가 이르면 길게는 내년 말, 아니면 내후년에 가서야 백신 개발이 가능하며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에 무기력한 상황이나 소극적인 생활과 활동으로 축소 지향이라는 참담한 상황을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활동 방향과 내용에 대한 집중과 선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위기를 기회로 한 단계 도약하는 시기로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의 21년의 역사는 어차피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었다. 여기에 코로나 19 상황까지 겹쳐 있기에 활동 방향과 내용의 집중과 선택은 대단히 중요하고 미래 10년을 좌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에는 사업의 방만함으로 할 수 없었던 과거부터 잘하였고 역량이 집적된 사업을 선택하여 집중해야 한다. 나열된 사업을 점검하며 취사선택을 하고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활동가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업에 힘을 보아야 한다.


  정치개혁과 민생사업과 관련한 정보공개 청구 사업을 추천하고 싶다. 장시간 집중된 역량 투여가 가능한 상근 역량과 소수의 전문가들로 사업 수행이 가능하고 단체에 축적된 자료와 분석 역량을 결합시키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적 단체 운영을 위한 회원 확대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활동에 집중하다 보니 회원 배가 운동은 남의 일처럼 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제 행사와 모임 축소로 차분하게 온오프라인을 통한 선택적 만남과 대화로 힘을 결집시키고 장기적이며 지속적인 활동을 진행한다면 충분히 성과를 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소규모 모임이 가능한 대표단이나 상근 활동가. 열성적인 운영위원들이 힘을 모은다면 변화된 시기에 맞는 활동을 내오기 위한 제반 조건을 안정화시키면서 장기적으로 단체의 변화와 혁신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위기는 기회이다. 위기를 변화와 혁신의 디딤돌로 삼고 보다 안정적이며 강한 단체를 구축하기 위한 초석을 다져야 할 시기이다.




글 | 김영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