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악산을 다녀와서
2023. 12. 26. 10:59
글. 김경숙 / 편집위원 비 온 뒤 기온이 차다. 구름은 걷혔지만 바람은 간간이 불어 계절을 실감케 하는 아침, 여름을 수놓았던 백일홍도 꽃잎을 떨군 지 오래고 오래도록 화사함을 자랑했던 수국도 자취를 감춘 자리 로즈베리 노란 꽃잎이 즐비하게 교정을 채우더니 어느새 색색의 국화가 그 탐스러움을 자랑하는 가을, 하늘은 높아지고 햇빛은 비스듬히 각도를 낮추어 두런두런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듯 나무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사이, 우주의 정적을 깨고 나뭇잎 하나 핑그르르 잎을 떨군다. 무성한 여름 초록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담아 앗, 나뭇잎 하나 잎을 떨군다. 채움을 위한 비움, 비움을 준비하기 위하여 주말 모악산행은 여느 때와 달리 힘겨웠다. 준비 없이 나선 산행이라 버스노선을 잘 모르는 바람에 버스를 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