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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전북개발공사 사장후보 인사청문회 방청 후기 (2019.04월)


글 | 김남규 정책위원장



  지난 3월 19일, 도의회에서 전북개발공사 사장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우리 단체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인사청문회 도입’을 정책 제안했다. 이러한 결과로 처음 열리는 인사청문회라서 기대와 관심을 갖고 참석했다. 당일 오전 시간에 ‘도덕성 검증 청문위원회’을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오후에 진행된 공개 청문회는 회의장소가 비좁다는 이유로 방청이 어려워 기자실에서 TV로 지켜보았다.




  결과부터 말하면 지루함과 실망이 컸다. 3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을 함께 지켜본 지역 기자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의원들의 질의는 무뎠다. 몇 가지 측면에서 이번 청문회를 살펴본다. 


  첫재, 비공개로 진행된 도덕성 검증 내용 중 후보자의 재산, 자녀의 취업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얼마나 명확한 검증이었는지 알기 어려웠다. 도덕성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개인의 사생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비공개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일면 이해가 되지만 사안에 따라 비공개와 비공개를 정하지 않고 원천적으로 비공개를 함으로써 과연 도덕성 검증이 제대로 되었는지를 알 수 없게 되었다.


  둘째, 이번 인사청문회의 핵심은 전직 도건설국장 출신이 전북개발공사 사장에 계속 임용되었던 점이다. 김천환사장 후보 역시 도건설교통국장 출신이다. 이른바 공무원들의 회전문식 인사가 계속되었고 전북개발공사 사장 자리가 퇴직공무원들의 일자리 창출로 전락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청문회에서 잠깐 언급 되었으나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이한기의원은 우리단체가 성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하여 ‘참여연대가 김후보에 대해 임용 보이콧을 했다’고 언급하고 김후보의 생각을 물었다. 김후보가 이에 공감한다고 답변했는데 그다음 내용 없이 그냥 넘어갔다. 문제가 있는데 나는 괜찮다는 말인지, 이러한 인사 관행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김후보자가 어떻게 할 것인지, 도와 개발공사의 인사 방침을 바꾸어야하는 지 등 후속 질문이 없었다.


  셋째, 개발공사가 도의 출연기관이라는 점에서 공공성과 경제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운영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이다. 김후보는 ‘공익성 사업을 위해 수익성 사업이 필요하다. 신규사업 발굴을 통해 수익을 내야한다. 신규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임기 내에 100명까지 인력을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결론은 수익성 사업을 늘리겠다는 것인데 의원들의 후속 질의가 부족했다. 


  넷째, 청문회 질의 중 눈에 띄는 내용은 나인권의원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서민 주택 공급 계획이 있는가?’ ‘사회주택 사업을 물었는데 왜 행복주택 사업으로 답하는가?, 홍섬임의원의 ‘개발공사 직원 중 여성의 비율과 여성 간부의 비율은’ ‘성인지 관점에서 기관을 운영해야한다’ ‘주거복지센터 운영 계획이 있는가?’ 등이었다.


  일부 의원들은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지역구를 예를 들어 속내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그동안 지적되어왔던 도의 밀실·측근인사라는 관행에서 공개인사로 한걸음 나아갔다는 형식 절차를 가쳤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전직 국장의 회전문식 인사를 그대로 용인함으로써 인사 관행이 극복되었다고 볼 수 없다. 도의회 역시 준비가 촘촘하지 못했다. 


  도의회는 김천환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했고, 김사장은 지난 4월 1일 전북개발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도의회는 이번 인사 청문회를 경험 삼아 보다 철저한 평가와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참고>

 이번 전북개발공사 사장 임용은 공개모집채용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임명은 도지사가 하지만 전북개발공사의 인사위원회에서 추천한다. 형식적 절차는 개발공사가 독립적인 인사권한을 행사하는 것 같지만 현실에서 작동하는 행간을 볼 필요가 있다. 


  1차와 2차 사장 공개모집에서 김천환 전국장이 단독 응모했다. 전북개발공사와 전라북도건설협회를 비롯한 몇몇 기관이 오래전부터 도 건설국장 출신의 자리라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공개모집의 괜히 들러리를 설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작용되었을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 


  도청의 국장급은 ‘퇴직공직자 취업 제한 대상’인데 관련법에서 전북개발공사는 취업대상 제한 업체가 아니다. 이러한 규정 때문에 전직 도국장 출신들이 합법적인 재취업 직장이 된 것이다. 



 질) 전북개발공사 사장에 전직 도국장 출신이 재취업 하는 것은 ‘퇴직공직자의 취업 제한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가?

 답) 『공직자윤리법 제17조(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 ① 등록의무자(이하 이 장에서 "취업심사대상자"라 한다)는 퇴직일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하였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관(이하 "취업제한기관"이라 한다)에 취업할 수 없다』 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비영리 기관 중 (교육,의료) 법인의 경우 재취업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으나, 전북개발공사와 같은 비영리 출연기관은 재취업 제한 기관이 아님. 퇴직공직자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는 영리단체(외형거래액이 연간 150억 이상인 사기업체)의 경우 매년 행안부에서 공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