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남규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공동대표)
전북대학교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전(Be With You, 전북대학교)이 열렸다. 70년 세월의 전북대 역사자료를 만나 볼 수 있다. 이번 전시회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은 ‘5.18민주화운동 최초의 희생자 이세종 열사’의 유품이 전시되었다는 것이다. 이세종 열사는 80년 5월, 농성 중이던 전북대학교 1학생회관 1층 바닥에서 의문의 사체로 발견되었다. 계엄군에게 쫒겨 사망했지만 아직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5.18 최초의 희생자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의미와 평가를 제대로 못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아쉬운 것은 민주화운동 역사의 전시 비중이 적다는 것이다. 이후에 ‘민주화운동 역사 특별전’을 열어 더욱 풍부한 내용으로 다시 역사를 다시 만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전북대가 지역 민주화운동의 중요한 역할을 해온 전북대인들의 모습을 담아 대학의 역사를 조명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이는 전북대가 학생회관 신축 사업으로 이세종 열사가 희생되었던 제1학생회관을 철거하기로 하면서 그간 지역 단체들과 논의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전북대는 이세종 열사의 추모비 주변을 정비하는 한편 동학혁명 벽화를 새롭게 단장하기로 했다. 또한 새롭게 들어설 학생회관 명칭을 ‘이세종 학생회관’으로 부르는 등 그동안 단체들과 다양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최근 ‘5.18진상조사위원회’에서 이세종 열사의 의문의 죽음을 조사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에서 반드시 그 진상을 밝혀야 한다. 더불어 지역의 민주화운동 역사를 보존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움직임은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해 전라북도와 전주시는 각각 ‘전라북도민주인권역사기념관’과 ‘전주시역사기록관’ 건립을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지역 민주화운동 역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북대의 이세종 열사 유품 전시를 계기로 지역민주화운동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일이 활발하게 진행되길 희망한다. 전북의 자존은 우리 스스로 세워야 한다. 지역 역사를 지키고 바로 세우는 것이 그 일의 시작이다.
이세종 열사가 사망 당시 입고 있던 의복, 청색이었던 옷은 열사의 피로 물들어 잿빛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