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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논평

형평성 없는 전주시의 의전매뉴얼, 민간단체에 강요하면 안 된다



  최근 전주시의 의전업무매뉴얼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전주시의 각종 행사뿐만 아니라 민간행사에까지 의전매뉴얼을 지키라고 강제하면서 문제가 더 커졌다. ‘오죽하면 의전매뉴얼을 만들었을까’라고 의전 문제의 복잡함이 이해된다. 권위주의적이고 관료적인 정치문화가 만들어낸 이른바 의전은 항상 행사 주최 측의 골칫거리이다. 소개의 형평성 문제와 행사 취지에 맞지 않게 정치인들의 말잔치가 될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비롯된 것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이번 전주시의 의전매뉴얼은 문제가 많다. 


  첫째, 형평성 문제이다. 현역 국회의원과 공공기관(국민연금공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소개와 인사말이 가능하도록 하고 다른 총선 입지자들은 불가능하게 한 것이다. 얼핏 보면 합리적 원칙 같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 볼 때 현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정치적 조건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더구나 내년 총선에 출마 할 것이 뻔한 특정 공공기관의 장을 의식한 매뉴얼이라는 점이 더더욱 그렇다.


  둘째, 민간행사에까지 의전매뉴얼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민간단체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일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입지자들의 행사 참여로 주최 측의 복잡함이 있더라도 그것은 단체 구성원 스스로 결정하고 극복해나가야 할 일이다. 전주시가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이처럼 과도한 개입을 하는 것은 민간단체를 시의 하부조직 정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셋째, 정치인에 대한 소개와 인사말은 의전 문제가 아니라 선거법의 기준에서 판단되어야 한다. 이번 전주시의 의전매뉴얼은 결과적으로 ‘관권선거’ 논란을 불러오기 충분하다. 총선 출마 예정자에 대해 형평성에 맞지 않는 행정의 잣대로 소개와 인사말 자격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전주시는 최근 의전매뉴얼로 벌어진 문제제기에 대해 각 정당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각 정당과 협의로 의전 원칙을 다시 정한다고 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특히 이러한 협의 결과를 가지고 민간단체에 강요하면 안 된다. 전주시는 민간단체에게 선거법을 안내하고 선거법 테두리 안에서 민간단체 스스로 행사의전의 원칙을 세우라고 권고하면 된다. 민간단체는 자기의 결정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면 될 일이다.


끝.







2019.10.29_[논평]형평성 없는 전주시 의전매뉴얼.hwp